2023 독서 리스트
-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 다정소감: 김혼비 산문집, 김혼비
-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처음 만나는 페미니스트 지리학, 레슬리 컨
- 레슨 인 케미스트리, 보니 가머스
- 두 번째 달, 최이수
- 설득, 제인 오스틴
- 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 키르케, 매들린 밀러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 눈부신 안부, 백수린
- 작가피정: 경계와 소란 속에 머물다, 노시내
- 2023 제 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알래스카 한의원, 이소영
-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손열음
- 마르타의 일, 박서련
- 아무튼, 친구, 양다솔
2024 독서 리스트
- 겨울의 언어, 김겨울
- 사랑의 은어, 서한나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 불안할 땐 뇌과학, 캐서린 피트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Crying in H Mart, Michelle Zauner
- H 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 책의 말들, 김겨울
-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 파견자들, 김초엽
- 아무튼, 피아노, 김겨울
- 이끼숲, 천선란
- 동경, 김화진
- 내가 말하고 있잖아, 정용준
- 벨 자, 실비아 플라스
-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한유리
- 끝내주는 인생, 이슬아
- 눈부신 안부, 백수린
- 작가 피정: 경계와 소란 속에 머물다, 노시내
- 드라마, 서한나
Latest Posts
Posts
-
드라마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보다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것, 지금 느끼는 마음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을 우리 둘 다 알았기 때문에, 마음이 좋았다. 자신의 삶이, 그 안에서 한 선택들이 왜 그런것이었는지 돌이켜 생각해본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그래보지 않은 사람의 ‘자기 얘기’왜 전혀 다른 것이었다. 나는 글을 쓰지 않은 사람들이 쓰려고 했던…
-
끝내주는 인생
나에게 다린이는 즐겁고 터무니없는 이야기 중 하나다. 누군가가 너무 탁월해서 좋은 이야기 말고, 탁월하지 않아도 너무 좋은 이야기 말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 누구에게나 있고 그런 게 모여 생활이 된다. 생활의 총합은 인생이 되고 말이다. 나에게 사랑은 기꺼이 귀찮고 싶은 마음이야 아프게 배운 건 잘 잊히지 않아. 이제는 내 삶이 타인들의 시선에 대롱대롱 매달린다는…
-
동경
나에게 내미는 손, 그런 것에 나는 너무 약했다. 이유도 묻지 않고 그럴게, 하는 나에게 해든은 이유도 붙이지 않고 카메라를 건넸다. 이상하지. 선배가 서운해야 할 상황 같은 내가 더 서운해. 나는 왜 언제나 서운해할까. 내가 내린 결정에도. 남이 내린 결정에도. 헤어짐은 서운한 건가봐. 과거에 사로잡혀 아직 축축한 사람들의 이야기. 또 거기에 내내 취해 있는 사람들이 자기…
-
책의 말들
병들지 않은 인간도 책을 읽는다. 병들지 않은 인간은 책의 세계를 관광객처럼 둘러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조각을 찾은 뒤 값을 치르고 길을 나선다. 그러나 병든 인간은 책의 세계에 기꺼이 자신을 바친다. 어떤 이는 자신이 제물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17) 아니 인용을 하려고 보니 인용하고 싶은 문구가 너무 많아서 이러다가는 책을 필사하는 꼴이 되어버리겠다 생각했다. 그러니 인용은 더…
-
기대주 (부제: 수영장 이모)
2021년 1월 9일, 그리고 책은 아니고 영화. 수영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꼽으라하면 수영이라 할 것이다. 2019년이 되기 며칠 전, 내년부터는 수영을 배우러 다녀야지 하는 마음으로 동네 수영 센터에 등록했다. 시에서 운영하는 여성 전용 센터에 딸린 수영장이었다. 화목 11시 수업. 여느 신규 회원들이 그렇듯 어정쩡하게 체조를 마치고 여섯 레인 중 가장 오른쪽의 초급자 레인에 발을…
-
아무튼, 친구
사람들은 친구에게 별 시간을 쓰지 않았다. 친구는 가족도, 애인도, 일도 아니어서라는 거였다. “너는 마치 너만 아니면 무엇이든 재밌는 것 같았어.” 엄마는 말했다. 그 말이 얼마나 슬프고 쓸쓸한 말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엄마의 말은 시인 보들레르의 문장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든 행복할 것 같다.” 길을 걷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에 빠졌다. ‘지금 이 순간에 나를…
-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그러나 어딘가로 떠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이들, 일상에 없는 자극과 새로움을 찾아 공항으로 향하는 이들이 불행한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목적으로서의 여행과 출구로서의 여행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전자는 무언가를 좇아서 떠나지만, 후사는 무언가에 쫓겨서 떠난다. 누군가는 행복해지기 위해 떠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불행을 견딜 수 없어서 떠난다. 마음은 자꾸 지구 반대편을 떠올렸지만, 그곳에선 돌아오는…
-
여행의 말들
이다혜, 유유출판사 1. 얼마 전 아이패드에 저장된 글들을 살펴보다 2019년 여름 40일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친구에게 보냈던 엽서의 초안을 발견했다. 그 엽서를 보내는 일이 너무 소중해서 초안을 작성하고 약간의 교정을 거쳐 오탈자가 나지 않게 조심하며 엽서에 옮겨적던 기억이 있다. 혹여나 준비한 글을 종이 한 장에 다 담지 못할까 시작하는 글씨는 작게 쓰다가 그럼에도 약간의…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 인간은 분류하기를 좋아한다. MBTI가 성행이지만 MBTI 이전에는 별자리가 있었고, 띠 궁합이 있었고 혈액형이 있었다. 지구엔 70억의 인간이 살고있으니 70억개의 성격이 있을텐데 우리는 그 성격을 열 여섯가지로, 열 두가지로, 네 가지로 분류하고자 했다. 누군가는 지구 위의 생물종을 분류하기 위해 일생을 바치기도 했다. 인간은 가장 우월하며 그 아래엔 인간과 비슷한 영장류가 있고, 피라미드의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1. 『시선으로부터』는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번 추천을 받았다. 꼭 읽어야지 해놓고 작년이 끝나갈 무렵에 샀다가 올해가 밝아서야 읽었다. 새해 초에 읽어서 더 좋은 책이었다. 2. 책에서 익숙한 지명을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소설에서는 더욱. 소설은 기본적으로 상상을 바탕으로 하고 그 상상에 내가 아는 실제가 덧입혀지면 상상은 아주 생생해진다. 그런 점에서 뒤셀도르프와 하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