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상담 일지 어쩌구
범수에게 연락이 왔다. 숙이네 사진을 보내고선 여기는 여전히 그대로여, 했다. 이 새끼 여자친구랑 헤어졌구만. 우리한테 연락을 다 하고. 괘씸하단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반가운건 어쩔 수 없었다. 아저씨가 너네 다 기억한대…
범수에게 연락이 왔다. 숙이네 사진을 보내고선 여기는 여전히 그대로여, 했다. 이 새끼 여자친구랑 헤어졌구만. 우리한테 연락을 다 하고. 괘씸하단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반가운건 어쩔 수 없었다. 아저씨가 너네 다 기억한대…
0. 9월의 시작에는 언제나 윤종신의 9월을 들어야 한다. 나의 september anthem이랄까. 1. 알렉스는 독일에서 돌아와 인생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며 한탄했다. 그에게 빌린 건반을 돌려주러 그의 오피스로 가 앉아 나눈…
9년전의 다짐. 여기에 변진한 선생님은 "이 말을 꼭 기억하길!" 하고 시작하는 댓글을 적어주셨다. 9년이 지나 결국 나는 돈을 벌어 음악과 책에 갖다 바치는 어른이 되었다.
6월의 파리는 10시가 넘도록 환해서 연기를 배우러 런던으로 유학을 다녀왔다던 그녀와 손을 잡고 자정까지 파리 밤거리를 걸었다. 넌 어디서 뭘 하고 있니. 그녀는 그 순간을 자신이 연출하게 될 연극에 쓸…
6월 초 언젠가 봄 나물 먹는 삶. 한국에선 미나리를 무쳐 먹었다. 그 허브같은 나물을 살짝 데쳐 소금과 참기름에 살살 무쳐 한 입을 먹으면 콧속으로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훅 하고 들어왔다.…
주의를 했어야 했다. 맞은편에서 한 손에 와인병 두 개를 든 누군가가 터덜 터덜 걸어온다면 무심하게라도 반대편으로 피했어야지. 유리가 떨어져 깨지는 소리보다 차가운 무언가가 얼굴에 튄 것을 알아챈 것이 우선이었고 그게…
5/3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아름답다. 니진스키는 모든 이를 사랑했으나 누구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사랑했을까?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않지만…
언제 벌써 6월됐디야, 그리고 영어로 유월은 내 (가짜)이름이기도 해 그래서 오늘은 꼭 뭘 쓰고싶었어 이츠 캐롤 시즌! 사실 전혀 아니지만 여기는 이제 추우니까 내맘대로 캐롤 시즌 흐흐 그런 기념으로 the…
4/23 왜 갑자기 전부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까. 지하철에서는 죽고싶었다. 약을 먹는게 무섭다. 그래놓고 인스타 릴스 몇 개를 보니 또 괜찮았다. 전남친이 준 개를 키우는 영상 속 여자의 웃는…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하는지. 켜켜히 쌓인 먼지는 제 눈에 들고도 털어내야지 털어내야지 생각만 반복하다 지금은 희었던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게 쌓여버렸다. 2월의 인덱스를 자주 생각한다. 3층의 그 넓은 서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