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아니?
인생은 좆같지만서도 한 시간 춤추다 와서 먹는 과즙 줄줄 흐르는 망고는 참 맛있단다. 높은 평원에 서 보았니? 바람 부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평원 위에 서면 느껴지는 진공감이 있단다. 아주…
자스민과 나
오른쪽과 왼쪽의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택했다. 아무리 걸어도 들어갈만한 술집이 안나와서 반대쪽으로 갈 걸 했나 생각하는 순간에 전에 와봤던, 술이 맛있었던 바를 발견했다. 메뉴판은 바뀌었고 사장님은 그대로여서 메뉴판은 대충 훑고 사장님에게…
11월 14일 목요일
서한나의 책을 읽었고 서울에 있다면 그의 북토크에 갔을거라 생각했다. 그럼 그와 같은 나와 같은 여자들이 그가 내뱉는 말을 듣겠다고 옹기종기 앉아 같은 숨과 열기를 내뱉을 것이다. 그 가운데 앉으면 묘하고…
정상가족 천국
인 이 나라에서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어. 두 부모와 어여쁜 세 자녀 프레임에 갇혀있는 이 사회에서 난 더 이상 살 수 없어 흑흑. 나, 40대 중반 여성 둘이 결혼하지…
어제는
자스민와 함께 침대에 누워 정년이를 봤다. 그 애보다 몸이 더 길쭉한 내가 그 애의 옆구리를 파고 들었다. 나는 그 애의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에 머리를 기대었고 그 애가 숨을 마시고 내뱉는…
너랑 내가 창문 하나를 두고
학교에서는 왜 그렇게 청소를 열심히 시켰는지는 몰라도 청소시간이 기다려지는건 정말 너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하루였던가, 마지막 교시의 종이 땡그르르 하고 울리면 학생들은 각자 흩어져 맡은 구역을 청소했다. 그 달 나는 복도쪽…
안녕
잘 지내지 너가 여기에 없게 된 것도 벌써 오 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난 얼굴 가까이 시원한 바람이 불면 니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 그게 여름이든 가을이든 시원하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
10-2 상담 일지 어쩌구
범수에게 연락이 왔다. 숙이네 사진을 보내고선 여기는 여전히 그대로여, 했다. 이 새끼 여자친구랑 헤어졌구만. 우리한테 연락을 다 하고. 괘씸하단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반가운건 어쩔 수 없었다. 아저씨가 너네 다 기억한대…
9월 덤프
0. 9월의 시작에는 언제나 윤종신의 9월을 들어야 한다. 나의 september anthem이랄까. 1. 알렉스는 독일에서 돌아와 인생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며 한탄했다. 그에게 빌린 건반을 돌려주러 그의 오피스로 가 앉아 나눈…
- 1
- 2
- 3
- 4
- …
- 8
- Go to the nex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