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언젠가 사라질 일이고 그럼 그가 그려왔던 나도 사라질 것이고 그럼 이 모든 것도 사라질 것이다. 원래 없었던 것이니 다시 없음으로 돌아가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모두 무에서 왔음으로 무로 돌아가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늘 최악을 생각하고 그게 내 속까지 갉아먹는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만둘 수 없다. 늘 턱이 아프도록 이를 꽉 깨무는 것도 늘 긴장을 하며 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망할 피임약을 그만 먹어야겠다. 기분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피임약 때문일테다. 11월에도 약을 먹다가 그만 먹은 것이 그 때문이었다. 잠이 너무 오는데 잠에 들지를 못하겠다. 내일은 아침 일찍 나가서 좋은 커피를 마시고 꽃을 사오고 얼른 돌아와서 요리를 시작해야지. 정말 자러 가야겠다. 이젠 진짜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