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엄마가 집을 떠나며 하던 말이 있다. “엄마 전형이 세 번 밤 자고 나면 올거야.” 그럼 엄마는 약속한 세 밤이 지난 뒤에 오기도 그 훨씬 뒤에 오기도 했다. 가는 엄마 앞에서 꺼이꺼이 울면서 ‘엄마 가지마’ 하면 엄마는 ‘우리 전형이는 어쩜 이렇게 울보야’ 했다. 그게 엄마 때문인지도 모르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엄마가 오지않으면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에게 엄마 언제와 물었고 아빠는 천연덕한 목소리로 ‘아빠도 잘 모르겠는데’ 했다. 그렇게 아빠에게 묻고나면 엄마는 보통 하루 이틀이 지나 집에 돌아오곤 했다. 아빠가 전화를 한 것이겠지.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도 엄마는 집을 나갔고 그 때의 나는 이제 엄마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통화를 하면서는 한 다섯 번쯤 울고싶었고 가슴이 답답해 그냥 갈기갈기 찢겨버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그래도 여섯 밤만 지나면 그 애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