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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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내 감정에 충실하지 않은 적이 있었나? 누군가를 좋아할 땐 더욱 내 감정을 믿고 존중하는게 건강하다고 생각했으니 그렇게 모두에게 다 보이도록 티를 내고 그랬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다르게 할 이유가 없다.

오늘은 화가 아주 많이 났다. 사람을 두 시간이나 넘게 기다리게 만들어놓고도 미안하다는 말 하나 없이 자기 얘기만 하다니. 난 시간에 관해서라면 특히나 민감하고 자기 시간만큼 남의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겐 없던 정도 마구 떨어진다. 자기 부주의로 늦는 사람은 별로고 늦는다 말도 안하고 늦으면 더 별로고 늦어놓고 사과도 안하면 정말 별로다. 아홉시까지 온다고 해놓고 열 한시가 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일이 늦어질 것 같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문자 하나 보내는게 그렇게 어렵나. 나한테는 기본인 어떤 것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겐 어렵나보다. 결국 이것도 소통의 문제일까. 난 이런걸 원하니 다음엔 이렇게 해달라고 말하면 되는 문제일까. 결국 그럼 또 불편한 걸 두고도 마음에 그냥 담아두고있는 내가 문제일까.

아니, 리듬하고 얘기했다. 스스로 가스라이팅 하는 짓은 우리 하지 말자고. 우리 생각에, 감정에, 존재에, 삶에 의심을 가지지 말자고. 떠오르는 감정들엔 전부 이유가 있으니 그걸 부정할 이유도 정당화할 이유도 없다. 그러니까 그냥 잘 살자. 너도 잘 살겠지만 나도 날 잘 돌보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