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지, 내 친구들은 왜 내가 주는만큼 내게 돌려주지 않는지, 나는 왜 사랑을 주고는 대가를 바라는지, 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지, 왜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되는지, 조절할 수 있어야하는 것들을 왜 조절할 수가 없는지, 왜 인생은 내 맘대로 안되는지.
삶은 의문 투성이고 나는 문제 투성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다. 나는 아마 우울한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면 설명이 되지를 않는다. 아무것도.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어디갔을까. 왜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게 됐을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인생에서 원하는 걸 한 번도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별거 아닌 사람이 돼서 죽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게 될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 지금이라도, 지금이라도, 지금이라도 하고싶은걸 시작해야 할까.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도 축복이라고 했는데 열 셋부터 나는 내가 뭘 하고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알았다. 근데 왜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나? 세 시간을 피아노 연습을 하면 죄책감을 느끼고. 왜 그러고 있는거야.
이렇게 살다가 죽을 때가 오면 그 때는 후회를 하게 될까? 너 뭐했니, 너 그때 뭐했니 하고 후회하면서 생을 끝내게 될까. 아니 3년 뒤에는? 아니 10년 뒤에는? 평생 후회만 하면서 매일 일기 쓰면서 울기나 하면서 평생 그렇게 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