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미가 일을 그만둔다고 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열 명 남짓이 일하는 그 곳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제 나는 무슨 낙으로 일하나.
우리가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 곁에 남아준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친해지게 된 계기가 기억이 나는 친구들은 손에 꼽는다. 양예지와 서라 정도? 김윤서와도 어떻게 친해졌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간에 아무래도 둘 다 중국인이 아니었음이 큰 이유였을 것이다. 윈시랑도 그렇게 친해지게 되었고 암튼 언어의 장벽 앞에서 친밀감이 더해졌을 것이다. 마수미랑 브런치를 먹으러 가서 그녀가 내게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했던 날이 기억난다. 아무래도 그 날 이후로 나는 그녀를 더 좋아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
아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마수미가 없는 코스는 지독하게 재미가 없겠다. 일을 재미로 다니나 싶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료가 그 날 있고 없고가 천지차이다. 많이 보고싶을테지만 그만큼 코스 밖에서 많이 만나면 되니까 더 재미있는 것들을 같이 하면 될 것이다. 매일같이 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캠핑도 가고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바다도 같이 가야지. 4월에는 같이 마라톤도 뛰고 9월엔 함께 일본에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