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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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자하는 충동, 쓰고자 하는 충동

읽기란 나에게 현실도피이고 마치 콘서트에 가서 땀이 흥건하게 춤을 추는 것이나 헤드폰을 끼고 올리비아 딘의 라이브를 듣는다거나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루 종일 올리비아 딘 Touching toes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서 흥얼거리다가 결국에는 가사를 찾아봤다. They say your body knows when it’s really something 이라는데 나에게 몸의 반응이란 false alarm 인 경우가 상당수여서 공감은 안됐지만 난 니거인게 좋아, 전화해 두번해 하는 가사가 또 너무 귀여워서 라이브 무한반복 했다. 아니 이 곡은 기타가 두 대인게 킬포..

가사를 읽다가 무슨 충동이 들어서인지 각을 잡고 앉아서 노래를 부르다가 – 룸메이트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 녹음도 해보고 기타를 사야하나 피아노를 사야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어제 간 리암의 집에는 기타가 네 대 베이스도 세 대나 있었다. 부러웠다. 그 집은 참 특이했다. 내가 가 본 집 중에서 가장 특이한 집이었다. 아 집에 이렇게 해놓고 사는 옵션도 있었지? 싶었다. 생각해보니 리암도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손꼽히게 특이한 사람이었다. (좋은 쪽으로) 상식에서 벗어난 사람같이 느껴졌다. 충동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그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얘기를 해볼 수록 멀쩡한 애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 역시 사람은 다 똑같구나 싶긴했다. 리암은 궁금한게 많은 사람 같았고 오랜 호기심에서 나오는 퀄리티 높은 질문들에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아무튼 리암을 만나고 온 후로부터 자꾸 책이 읽고싶었다. 사실 이미 읽는 책도 있는데 그건 비문학이라 지금의 충동을 충족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아 뭔가 읽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 땐 밤을 새서라도 읽을 수 있는 흡입력 강한 문학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안희연 작가는 절박한 사람은 문장을 붙들게 되어있다고 했다. 나는 뭘 붙들고 싶은걸까. 붙든 문장을 장작에 태워 불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