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자기 투시를 한 것일지 모른다. 이 모든게 나인데 그것이 너인양 너를 걱정하면서. 결국 나를 달래기 위한 수단인데 너를 핑계삼으면서. 일종의 교묘한 속임수이자 거짓말이다.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한 벌은 결국 나중에 받게 될 것이다.
이를 꽉 깨물고 자는 습관은 꽤 오래된 것이지만 요 몇 달간 증세가 심해져서 결국 병원에 가 주사를 맞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떨린다. 심장이 벌컥벌컥 뛰는 감각이 팔까지 전해지고 그를 달래기 위해 일어난 듯 만 듯 반쯤은 잠에 든 채로 집을 나서 한강 공원을 걷는다. 밤새 쌓인 생각들을 발걸음마다 하나 둘 떨구어가는 과정에서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그럼 걷기를 멈추고 입으로 크게 숨을 쉰다.
안으로 굽는 마음을 자꾸 뒤집어 바깥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나의 내면이나 너의 내면이 아닌, 왜냐하면 우리는 아주 작은 존재이므로, 그보다 큰 인간 자체라든가 자연이나 종교 따위을 생각해야 한다.
다짐만 하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아주 못된 마음을 먹고있다.